작곡가 박영희가 독일에 온 지 24년 후인 53세 때 쓴 은 문병란 시인의 '땅의 연기',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에 바탕을 두고 있는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인 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전북 지방의 방언으로 어떤 대상을 그리워하거나 아쉬워한다는 뜻의 "기룬" 님을 찾아가는 길은 해탈일까? 님의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아귀다툼하는 속세를 추월하여 구세주를 만나려는 염원이 담겨 있다. 곱든, 기루었든 제목은 순우리말로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어감이지만 음악은 그러지 않다. 박영희나 한용운이나 전북 출신도 아닌데 생소한
6년 주기로 음악 부분에 수여되는 독일 예술원(Akademie der Künste)이 시상하는 2020 베를린 예술대상(Großer Kunstpreis Berlin) 수상자 박영희 작품이 서울시향에 의해 연주된다. 이제 국내 음악 애호가들도 그녀가 어떤 작곡가인지 실연으로 들어볼 수 있다. 영화 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분의 오스카상을 휩쓸어 지금 국내에서도 봉준호, 기생충 다시 보기 열풍이 분 것처럼 이번 서울시향의 박영희 작품 을 듣고 음악적 취향 여부를 차치하고 활발한 담론과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